2010년 5월 27일 목요일

2010_05_28




낭만적 운명론을 받아들이게 되면,
사랑에 대한 요구가 선행하고
그 다음에 어떤 특정한 사람에 대한
사랑이 나타난다는 주장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것이 된다.

그러나 실제로 짝의 선택은
우리가 우연히 만나게 된 사람의
테두리에서 이루어질 수 밖에 없다.
다른 테두리, 다른 비행기,
다른 역사적 시기나 사건이 주어진다면,
내가 사랑하게 된 사람은 클로이가 아니었을 수도 있다.

그러나 내가 실제로 사랑하게 된 사람이 클로이였기 때문에
그런 생각은 머리에 들어오지도 않았다.
내 실수는 사랑을 하게 될 운명을
어떤 주어진 사람을 사랑할 운명과 혼동한 것이다.
그것은 사랑이 필연이 아니라
클로이가 필연이라고 생각하는 오류였다.


알랭 드 보통 [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]


2010년 5월 23일 일요일

2010_05_24



나이를 먹는것 자체는 그다지 겁나지 않았다.
나이를 먹는것은 내 책임이 아니다.
그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.

내가 두려웠던 것은
어떠한 시기에 달성되어야만 할 것이
달성되지 못한채
그 시기가 지나버리고 마는것이다
그것은 어쩔수 없는 일이 아니다.

나는 정말 알알하게
내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
생의 시간을
자신의 손으로 쥐고싶다.


------------------------- 무라카미 하루키[먼 북소리]